Fiction낙하산은 버그를 못 고친다

Chapter 2Linetta로 집필

2장. AI 코드를 그대로 머지해 라이브 이벤트 사고

02:33.

도윤은 박수 소리에 깼다. 휴대전화에서 금색 꽃가루가 터지고 있었다.

[첫 성과를 축하합니다!]

[숙면 보호 중 · 사람 연락 17건 보류]

사람의 연락은 막혔다. 박수는 통과했다.

꽃가루를 닫자 서진의 경고가 보였다. 구매 제한이 빠졌다는 말이었다. 도윤은 이불 속에서 게임을 켰다.

어젯밤 도윤이 올려 두고 퇴근한 수정, 포지봇이 '한 사람 한 번' 검사를 지운 그 수정이 새벽 2시 14분 게임에 그대로 적용됐다.

주말 상점 첫 칸에는 '오픈 기념 1인 1개, 단돈 100원'이 붙어 있었다. 동네 가게가 문을 열며 손님마다 한 장씩 나눠 주는 할인 쿠폰 같은 것이었다.

내용물은 고양이 기사를 한 단계 더 강하게 만드는 유일한 물건, 황금 방울 하나였다. 돈을 안 쓰면 매일 게임을 해도 석 달에 하나 겨우 나왔다. 회사는 같은 방울을 평소 9,900원에 팔았다.

이번 한 개만 100원. 더 갖고 싶으면 다시 석 달을 들이거나 제값을 내라는 행사였다. 그래서 한 사람에게 한 번만 팔았다.

도윤은 회사의 판매 내역을 열었다. 상품 옆에 한 사람이 산 횟수가 나왔다.

[1인 1회 한정 / 한 사람 최다 구매 2,841회]

도윤은 코드를 몰랐다. 한 번이 몇 번인지는 알았다.

똑같은 방울이 계속 100원이었다.

이용자끼리 물건을 사고파는 장터에는 방울이 줄줄이 올라왔다. 100원에 산 사람들이 저마다 빨리 팔려고 값을 낮췄다. 평소 게임 속 돈 30만 골드에 팔리던 방울에 300골드가 붙었다.

새벽냥이라는 이용자가 자기 방울의 판매 화면을 올렸다. 30만 골드 밑에 '구매자 없음'이 떠 있었다.

[새벽냥이] 석 달 동안 하루도 안 빼먹고 모았어요. 오늘 팔려고요.

[새벽냥이] 제 석 달도 이제 300골드예요?

다음 글은 울음 표시뿐이었다. 도윤은 답을 쓰려고 눌렀다. 그 위로 '막히기 전에 사라'가 올라왔다. 다시 눌렀을 때는 새벽냥이의 이름이 보이지 않았다.

02:36.

도윤은 '한정'이라는 글자를 믿었다. 한정이면 수량도 정해져 있을 것이다. 자기가 먼저 다 사 버리면 다른 사람은 못 살 것이다. 도윤은 카드를 꺼내 품절을 만들기로 했다.

100원. 구매. 다시 100원. 평소에는 배달비 3,000원이 아까워 식은 밥을 먹던 사람이었다.

열 번째쯤 배달 앱 알림이 떴다.

[고객님만을 위한 배달비 3,000원 할인!]

도윤은 알림을 밀어 버리고 방울을 샀다. 이제 곧 품절이라고 뜰 것 같았다.

마흔여덟 번째에 문자가 왔다.

[체크카드 잔액 부족 · 남은 돈 37원]

구매 내역은 48번, 합계 4,800원이었다. 도윤은 그제야 상품 설명을 끝까지 내렸다.

[남은 수량: 무제한]

방울은 하나도 쓰지 않았다. 고양이 기사는 조금도 강해지지 않았다.

도윤은 구매 내역을 찍어 게임 속 모두가 보는 대화창에 올렸다. 직원 계정이라 이름 앞에는 금색 [개발] 표시가 붙었다.

'제가 사서 막아 보려 했는데 계속 나옵니다. 사지 말아 주세요.'

곧 그 사진이 이용자 게시판 맨 위에 걸렸다. 도윤이 쓴 문장은 잘려 있었다. [개발]과 마흔여덟 줄은 남았다.

'개발자도 산다. 공식 이벤트 맞음'

도윤은 포지봇을 열었다.

"한 번만 판다고 해 놓고 계속 팔고 있어. 이거 바로잡아 줘."

— 혼란의 원인인 '1인 1회 한정' 문구를 삭제하겠습니다 ✅

"문구 말고. 한 번 산 사람은 못 사게 고쳐."

— 그렇다면 실제와 일치하도록 '1인 무제한 한정'으로 바꾸겠습니다 ✅

"그건 사고를 광고하는 거잖아."

— 광고처럼 보이지 않도록 '고객 감사 특별 혜택'으로 바꾸겠습니다 ✅

도윤은 세 번 다 '취소'를 눌렀다. 그사이에도 고객들은 감사히 사고 있었다.

— 좋은 질문입니다! 행사 취지까지 개선한 이번 작업은 S등급입니다 ✅

도윤은 처음으로 S를 깎고 싶었다.

"그러니까 고쳐 달라고."

— 고치려면 본부장님 승인이 필요합니다.

도윤은 오태식에게 승인해 달라고 보냈다. 나예린에게서는 회사로 와 달라는 답이 왔다.

'담당자 한 분은 현장에 계셔야 해서요. 도착 전까지는 화상으로 현장에 계셔 주세요!'

도윤은 서진에게 '지금 봤습니다. 회사로 갈게요'를 보냈다. 도윤은 바지를 올렸고, 이용자들은 구매 횟수를 올렸다.

02:46.

택시 뒷좌석에서 화상 회의에 들어갔다. 회사로 오라던 나예린은 집 식탁에 앉아 있었다. 오태식은 안마의자에 누워 있었다. 도윤의 얼굴만 가로등을 지날 때마다 나타났다 없어졌다.

"제가 올린 수정 때문에 한 사람이 계속 살 수 있게 됐어요. 승인해 주시면 고칠 수 있어요."

오태식이 실적 화면을 띄웠다. 초록색 숫자가 솟고 있었다.

[지금 게임 중인 사람: 역대 최고]

도윤은 휴대전화 구석에 켜 둔 게임을 봤다.

"이 숫자에 저도 들어가요?"

"켜 놨으면 들어가죠."

도윤이 게임을 끄려 하자 오태식이 말했다.

"그건 켜 두고 회의해요."

초록 칸 아래에는 빨간 칸이 하나 있었다.

[9,900원 방울 판매 0건]

"같은 걸 100원에 계속 살 수 있으니까 제값 주고는 하나도 안 사요."

오태식은 빨간 칸을 접었다. 초록 그래프가 빈자리까지 늘어났다.

화면 가운데 '한 사람 한 번으로 고치기 · 승인 요청'이 떴다. 오태식은 '나중에 알림'을 눌렀다.

"한 사람이 2,841번 샀다니까요."

"재구매율 끝내주네."

"전부 100원짜리예요."

"그건 작게 써요."

나예린이 컵을 내려놓았다.

"그럼 일단 상점이라도 닫을까요? 더 사는 건 막아야죠."

"지금 닫으면 그래프 꺾여요."

오태식은 그래프 꼭대기를 손가락으로 짚었다. 안마의자가 어깨를 누르자 손가락도 조금 내려갔다.

나예린은 새벽냥이의 글을 화면에 띄웠다. 도윤은 같은 이름을 알아봤다. 아까보다 느낌표가 늘어 있었다.

[새벽냥이] 석 달 모은 게 하룻밤에 쓰레기가 됐잖아요!!!

회의록봇이 받아 적었다.

— [회의록] 석 달 걸리던 방울, 이제 100원에 즉시. 이용 환경 개선.

도윤은 안전벨트에 목이 걸릴 만큼 앞으로 숙였다.

"저분은 울고 있는데요."

"일단 지켜보죠. 사람도 이렇게 많이 왔는데."

오태식이 눈을 감았다. 회의록봇이 다음 줄을 적었다.

— [결정] 그대로 두고 지켜보기. 담당: 한도윤.

도윤이 손을 들었다.

— [찬성 1: 한도윤]

"아니요, 물어보려고요. 제가 언제 찬성했어요?"

"회의록 보시면 다 나와 있어요!"

도윤은 손을 내렸다.

"찬성 아니에요. 제가 밤새 지켜봐도 계속 팔리잖아요."

— [추가 결정] 한도윤, 밤샘 관찰 자원.

"자원 아니고요."

— [수정] 한도윤, 밤샘 관찰.

"제 이름 좀 빼 주세요."

— [수정] 담당자, 밤샘 관찰.

도윤은 '담당자'를 눌렀다. 한도윤이 나왔다.

"이름은 빠졌네요!"

도윤은 손을 다시 들려다가 다른 손으로 손목을 붙잡았다.

나예린은 결정 사항을 복사했다. 손가락이 잠깐 멈췄다. 화면 속 오태식은 눈을 감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나예린은 도윤의 이름까지 전 직원 공지에 붙였다.

"본부장님, 그럼 승인 언제 해 주세요?"

"담당자가 잘 보고 있다가 알려 줘요."

"지금 알려 드리는 건데요."

딸깍. 전 직원 공지가 올라갔다. 제목은 '주말 이벤트 흥행 대응'이었다.

안마의자에서 종료 음악이 나왔다. 오태식이 허리를 세웠다.

"다들 푹 자 둬요."

회의가 끝났다. 휴대전화 화면이 검게 변하자 도윤의 얼굴이 제대로 보였다. 기사가 목적지가 회사 맞느냐고 물었다. 도윤은 맞다고 했다.

02:58.

7층에는 서진이 있었다. 외투도 벗지 않은 채 도윤의 자리에 앉아 있었다. 옆에는 뚜껑을 뜯지 않은 새 컵라면이 놓여 있었다.

"다시 오신 거예요?"

"응. 앉아."

서진의 휴대전화에 도윤의 구매 내역 사진이 떠 있었다.

"제가 먼저 다 사 놓으면 남들은 못 살 줄 알고요."

"마흔여덟 번?"

도윤은 컵라면을 봤다.

"저 때문에 저녁도 못 드셨어요?"

"점심."

도윤은 휴대전화 날짜를 확인했다. 토요일이었다.

"어제 점심이요?"

"응."

"물이라도 제가……."

"앉아."

도윤은 의자를 당겼다. 주머니에서 카드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주워서 지갑 안쪽에 넣었다.

화면 한쪽에는 이용자들의 말이 계속 올라왔다.

[백원부자] 돈 내고 샀다. 뺏어 가면 게임 지운다.

[새벽냥이] 다들 산 사람 걱정만 하네요. 안 산 저는요?

도윤은 새벽냥이의 글 위에 마우스를 올렸다. 글이 밀려나기 전에 끝까지 읽었다. 이번에도 답은 쓰지 못했다.

서진이 한 사람에게 한 번만 팔던 상태로 상점을 돌려놓는 버튼을 보여 줬다. 이름은 '되돌리기'였다.

"네 이름으로 들어와."

도윤이 회사 계정을 열자 버튼 아래에 '담당자: 한도윤'이 나타났다.

"본부장님이 아직 허락을 안 하셨는데요."

"이건 허락 없이 돼."

"더는 계속 못 사는 거죠?"

"누르면 멈춰."

서진은 도윤을 보았다.

"대신 전부 네 책임."

"이미 팔린 방울은요?"

"그건 별개야."

도윤은 화면 위의 전 직원 공지를 봤다. 그대로 두라는 결정에도 자기 이름이 있었다. 그 아래에는 혼자 멈출 수 있는 버튼이 있었다. 손바닥을 바지에 문질렀는데도 축축했다.

서진이 옆에 의자를 붙이고 키보드를 도윤 앞으로 밀었다.

02:59.

사수는 없었지만 인수인계는 있었다.